2007. 4. 15. 20:48

중고등학교 6년을 보낸 그 곳에 다녀왔다.

등나무는 사라졌고, 건물은 새로지어졌다. 금남의 집으로 유명한 곳 운동장엔 동네 축구회인지 아저씨들과 학생들이 축구복을 입고 뛰어다니고 있었다.

어느새 그 곳을 떠난지도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선생님의 뒷모습만 봐도 어느 분인지 알 수 있을만큼, 내 오랜 유년의 기억을 담아낸 곳이다.

중학교 때는 첼로를 고등학교 때는 가야금을 정규수업으로 배웠고, 단오제 때 한복을 입고 부채춤을 추고 그네를 뛰고 널을 뛰었던 곳. 교정 뒤편에는 작은 연못에 잉어들이 놀았고, 그 연못 사이 돌다리를 건너 뒷동산에 가끔 도시락을 싸들고 올라가곤 했다. 그리고 연못 한켠엔 목련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지면 그 따스한 햇살 아래 선생님들과 수다를 떨기도 했다.

첼로는 쓰레기장에 버려져 있고, 연못은 새로 건물을 짓느라 사라졌다.
중학교 1, 2학년 때 교실과 고등학교 1학년때 교실만 그 자리에 있고, 본건물은 멋있게 새로 지어졌는데, 내 추억은 쓰러져 버렸다.
쓰레기더미 위의 첼로..... 내 기억도 이젠 안녕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앞 건물이 중 1, 2학년때 사용했던 건물. 도서관이 있고 지금은 지역 공개로 바뀌었다고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쓰레기장의 첼로... 후배들은 이제 더 이상 배우지 않나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학교지만 여전히 잔디는 죽어 있었다. 늘 외치는 잔디보호는 안녕... photo by 우동군

'기록하는 습관 > 끄적끄적, 오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낚이다.  (2) 2007.04.22
책 도착  (2) 2007.04.12
간만에 다방 다녀오다.  (6) 2007.04.10
Posted by se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