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2. 11. 20:07
07. 02. 11.

드디어 컴을 사는 거닷!
7-8년만의 업그레이드인가? 뭐 물론 내 컴퓨터가 그렇게 오래된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산다'는 것은 참 오랫만의 일이다. 가슴이 두근두근~ 게다가 최신 사양의 컴퓨터를!

차를 끌고 룰루랄라거리며 작은아버님이 어제 컴퓨터를 맞춘 곳에 가기로 했다. 예전같으면야 하나씩 부품 비교해가며 샀겠지만,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편안함'을 추구하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그냥 뭉태기로 한 곳에서 사기로 했다.

도착해보니 어제 그 사람이 없단다. 물어보니까 4층에 갔다나? 열심히 걸어서 4층에 가니 그 사람이 또 없단다. 자리를 잠시! 비운 것이라 하여 기다렸다. 한 30분을 배고파하며 수다 떨며 기다리니 이런... 오류!
우리가 물어봤던 사람은 출근을 하지 않았다는거다. -_-^

여차저차 또 30분 가까이 기다려서 다른 사람에게 컴퓨터 견적을 냈다. 유후~ 본체만 94만원? 이야... 그런데 일요일이라 부품이 없는게 있다고 이것저것 바꾸기 시작한다. 뭐 물론 이해한다. 일요일은 모든 가게가 문을 여는 날이 아니니까.

그.런.데.

자기는 싸게 해주겠다고 매장가로 적어준 가격이 홈페이지 가격과 차이가 나기 시작한다. 홈페이지 견적에서 15000원 차이나는 물건 하나 바꾸고, 램 하나 추가한 것인데, 실제 가격은 2-3만원 더 차이가 나는 것이다. 문제는 그 직원도 왜 그런지 모르겠다는 식에 그럼 사지 말아라! 다른 날 와라!라는 배짱을 부린다는거다.

뭐 2-3만원 별거 아니긴 하다. 그거 더 주고도 살 수 있는 물건이고 실제 다시 나가려하면 귀찮으니 그냥 사버려도 된다.
하지만, 문제는 직원의 태도이다. 물건을 팔 때의 애매한, 가격에 대한 신뢰를 주지 못하는 그 태도. 나는 모르겠으니 맘에 안들면 다른 날 사라는 그 오만방자함.

내가 아는한 최소한 판매자는 소비자에게 그런 식으로 대하면 안되는 거다. 자기 물건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시스템을 알고 있고, 소비자가 그에 대해 올바른 정보를 제공받도록 도와줘야 하며, 아울러 제대로 구비되지 않는 물건에 대한 미안함과 틀어진 거래에 대한 안타까움도 동시에 가지고 있어야하는 사람이 판매자이다.

매장 크고, 손님 북적인다고 해서 그렇게 장사한다면 그래봤자 용팔이라는 기억으로 내게 남을 뿐이다. 순간이겠지만 자신의 가치를 그렇게 하락시켜 각인시키는 것이다.

컴O라이스, 안갈테다.


이런 기분으로 근처 농협(하나로마트)에 갔다. 뭐 간단한 간식거리와 4시가 넘도록 해결하지 못한 점심을 어떻게 해결해볼까 하는 생각이였다.

빈바구니를 덜렁덜렁.
물건이 없다. 내가 찾는 물건이 매대에 없다. 게다가 생각보다 훨씬 협소하고 비싼 가격이다. 휴~ 뭐 그럴 수도 있는거지. 어디서나 내가 찾는 물건을 볼 수 있는건 아니니까.
전방에 전병 발견! 오 아빠가 좋아하시는 전병! 두박스를 사기로 하고 점원에게 부탁을 했다.

그.런.데.

직원 둘이 매달려서 물건을 찾지 못한다. 뜬금없이 랩씌워둔 빈상자를 내밀다가 매대 밑의 문짝은 다 열어보고, 허둥지둥.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그냥 가겠다니 잠시만 기다리란다. 기다릴 마음은 전혀 없었다. 이미 앞서 컴퓨터 가게에서 맘 상하고 농협까지 와서도 이렇다니. 그냥 됐다고 그냥 돌아섰다.

물건을 팔 마음이 있다면 물건을 갖춰놓고 팔던가, 에스칼레이터 타고 중간쯤 가는데 손님하며 외치며 가방 두개를 흔들어보인다. 그럼 내가 내려가서 그걸 다시 받아와야 하는가? 뭐 마음이 순한 날이였다면 어쩌면 열심히 찾아줬다고 감동받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럴 여유를 가진 날은 아니였다.

컴퓨터 가게고 농협이고, 대체 물건을 판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내 돈 주고 물건사러 가서 시간 버리고 물건 못사고, 뭐 이런 일이 다 있나... 소비자라고 머리 위에 올라갈 생각은 없지만 최소한 정당한 서비스는 받아야한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된 제품 정보와 가격, 그게 내가 과연 과도한 요구를 한 것인지.

아아 정말 한번도 아니고 두번이나, 이렇게 맘 상한 날은 아주 간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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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e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