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8. 18. 15:06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오늘 서거하셨다고 한다.

뜨거운 열기에 한시간 가량 달콤한 낮잠을 청하고 일어났었다.
비오듯이 땀을 흘리며 비몽사몽 걸려온 전화에 대답하고는 앉았을 때, 뭔가 턱 하고 막혀오는 느낌이 잇었다.

트윗에 메인 페이지에 속속 올라오는 글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갑갑증은 더 심해졌다.

대충 가방을 챙기고 책과 노트북을 챙겨서 까페로 나와버렸다.
실감도 나지 않고 조금만 더 버텨주시지 싶은 원망도 들고, 점심겸 먹는 베이글은 오늘따라 너무 질기다. 

그냥 일상일 뿐인 하루로 시작했는데, 이렇게 가슴 먹먹한 하루가 되어 버렸다.

책도 아무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혼자 있으면 미칠 듯이 우울할 것 같아 나왔지만 내 입은 그저 커피가 들어갈 때나 벌려지지 멍하니 화면을 쳐다보고 있을 뿐이다.


아... 그 누구도 기다려주지는 않는구나.
또 이렇게 갈 곳 잃은 민중이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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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e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