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3. 23. 00:00


용의자 X의 헌신 - 제 134회 나오키 상 수상작 | 원제 容疑者Xの獻身 (2005)
히가시노 게이고(지은이), 양억관(옮긴이) | 현대문학 |
ISBN 89-7275-369-6 03830 | 2006. 08. 10.


늘 틀에 박힌 내 취향의 책만 읽다가 모든 것이 귀찮아지면 주변인의 추천을 받거나 서점에서 잘나가는 책을 골라 읽거나 새로나온 책 중 아무거나 집어들기도 한다. 이 책은 온라인 서점의 배너광고를 보고 주문한 책이다.
실제 일본 작가의 추리소설은 초등학교 때 너무 충격적으로 읽은터라 그 뒤로 손을 댄 적이 없었다.

다른 추리 소설과 다르게 이 책은 살인자의 살인 묘사를 시작으로, 누가 범인인가를 밝히고 범인을 위해 희생하는 한 사람과 형사, 그리고 우연히 개입하게 된 또 다른 천재 동창생 사이의 심리전을 그린 추리소설이다. 결국 범인되신 희생하는 한 사람이 있기에 '용의자 X의 헌신'이라고 한 줄 알았다. 그냥 그런 지루한 사랑이야기?

하지만, 책을 끝까지 읽으면서 이야기는 반전되었고, 나는 솔직히 울 수 밖에 없었다. 사랑의 숭고함, 뭐 그런 것이 아니라 용의자 X에 대한 연민과 그 헌신이라는 말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기 때문이다. 저지르지 않은 죄를 대신해서 받는다는 것과는 너무도 다른, 인간이기를 버리면서까지 지키고 싶은 마음.

복잡하다. 사랑, 살인. 하나는 무엇이든지 용서할 수 있는 말이고, 다른 하나는 그 무엇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말이다. 그 두 말이 이 소설에는 공존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렇게 읽고난 심정이 갑갑하고 복잡한 것이다.

나는 이 밤 용의자 X의 사랑을 비난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다. 그래서 애매한 연민만 가진채 눈물지을 뿐이다.



왜 그에게 외로움을 알게 하였는가, 혼자인 사람은 외로움을 몰랐을 것인데....


Posted by se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