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6. 25. 09:43


검은 집
기사 유스케 (지은이) | 이선희 (옮긴이) | 창해 |
ISBN 9788979196184 | 2004. 08. 15

근래에 책을 고르는 기준 중 하나가 영화 혹은 드라마화되는 책들이다. 뭐 솔직히 책 보고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재미는 200% 반감되기 때문에 영화를 즐길 요량이면 보지 않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보는 이유는 이 책이 얼마나 재미있냐가 궁금하기 때문이다.

영화 검은 집이 개봉된다고 했을 때 가장 궁금한 것은 역시 배우 황정민이였다. 딱히 공포물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순박한 이미지, 그리고 무채색이기에 뭐든지 해낼 것 같은 기대감이 엇갈렸다. 그리고 싸이코패스란게 대체 뭐야? 라는 궁금증을 가졌다.
솔직히 말하자면, 난 이게 무슨 일종의 초능력인지 알고 책을 주문했다.

검은 집은 일본 호러물이군, 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딱 그런 책이다. 내가 가진 일본에 대한 선입견은 너무도 잔혹한 현실을 너무도 담담하게 묘사한다는 것이다. 이상하게 난 국내나 다른 해외 호러물에서조차도 일본 호러물만큼의 잔혹함은 본 적이 없다. 어쩌면 초등학교 때 우연히 읽었던 일본 추리소설에 대한 충격이 아직도 남아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홈즈와 루팡 수준의 추리물 애호가였던 내게 살인과 그에 대한 세부적 묘사가 적혔던 추리물은 혐오감과 충격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했다.

내가 가진 선입견에서 보자면 검은 집은 그런 일본 특유의 특성이 잘 살아 있는 책이다. 솔직히 반전은 없다. 마지막에 가서 범인이 누구인가라고 밝혀지는 그런 스릴은 없는 편이다. 왜냐면 이미 초입에서 독자는 범인을 알아챌 수 있고, 주인공이 다른 사람을 지목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테니 말이다. 그런 면에서는 집중하기엔 조금 느슨한 소설이 아닌가 싶다. 끝까지 긴장감을 갖고 보기엔 마지막 부분에서도 범인과 주인공의 대결이 너무 오래도록 가기 때문이다.

일본의 기업사회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인지 몰라도 솔직히 주인공의 직업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일종의 보험사 자산관리인(펀드매니저였던건가?)에서 갑자기 보험 유지관리 업무로 간다는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해보지 않는 일인지 몰라도 두개의 업무는 너무 별개가 아닐까? 게다가 1년차 신출내기 업무자로써는 뒤늦게나마 너무 예리하게 사건을 분석하고 있고, 곤충학을 전공했다는 점을 초반에 너무 강조하는 점도 좀 이상했다.

영화 홍보물에서 봤던 두뇌 게임이라던가. 엄청난 반전, 대단한 상대. 솔직히 그런 것은 없었다. 잔인하지만 스릴이 느껴지지 않는 그런 내용이였다. 세세하게 적자니 재미가 없고, 안적자니 이건 적은 것도 안적은 것도 아니여가 되어버린... 후기가 되었다.

싸이코패스, 마음이 없는 범죄자. 내가 이해한 것은 그렇다. 영화 사이트에 가보면 몇가지 사례보고도 있는데, 보고있자니 '양들의 침묵'의 한니발 렉터박사가 그런 인물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혹은 홈즈에 늘 등장하는 그 세계악의 주축?

영화는 볼지 안볼지 모르겠다.
유선이 좀 더 삐쩍 마르게 나왔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데.... 엄마 역을 하기엔 암울함의 포스가 느껴지지 않는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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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게을러지고 있다. 읽은지 며칠 지나서 적자니 감정이 살아나질 않는다. 그나저나 여름이긴 한가보다. 3권 중 2권이 호러 추리물이다. 현재 살인의 해석 보는 중... 곽재구의 포구기행은 과연 올 여름에 읽을까 모르겠다.
Posted by se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