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5. 26. 09:16


세탁을 하다가 20년된 악어인형이 배가 터졌다.
복구 불가능하게 너덜해진 천조각과 구름솜으로 분리된 녀석 덕에 세탁기엔 가득 구름솜이 퍼져 있었다.


넌, 행복했니? 나랑 함께한 20년.
색이 바래고, 얼룩이 묻고, 꼬질꼬질 일년에 세탁한번 해주는 나와 함께 한 시간이 행복했니?


추억이랍시고 움켜쥐고 있던 나의 이기심이 녀석을 힘들게 했을지도 모른다.



바보 녀석 좀 더 버텼다면 나랑 같이 관에도 들어갔을텐데...

'기록하는 습관 > 끄적끄적, 오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루하루  (0) 2009.05.28
돈수백과 갯마을  (8) 2009.05.24
비와 당신, 그리고 붉은 노을  (2) 2009.05.22
Posted by se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