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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3.23 용의자 X의 헌신 6
  2. 2007.03.21 밀리언 달러 티켓 - 비행기에서 만난 백만장자 이야기
  3. 2007.02.08 花落春仍在 1
2007. 3. 23. 00:00


용의자 X의 헌신 - 제 134회 나오키 상 수상작 | 원제 容疑者Xの獻身 (2005)
히가시노 게이고(지은이), 양억관(옮긴이) | 현대문학 |
ISBN 89-7275-369-6 03830 | 2006. 08. 10.


늘 틀에 박힌 내 취향의 책만 읽다가 모든 것이 귀찮아지면 주변인의 추천을 받거나 서점에서 잘나가는 책을 골라 읽거나 새로나온 책 중 아무거나 집어들기도 한다. 이 책은 온라인 서점의 배너광고를 보고 주문한 책이다.
실제 일본 작가의 추리소설은 초등학교 때 너무 충격적으로 읽은터라 그 뒤로 손을 댄 적이 없었다.

다른 추리 소설과 다르게 이 책은 살인자의 살인 묘사를 시작으로, 누가 범인인가를 밝히고 범인을 위해 희생하는 한 사람과 형사, 그리고 우연히 개입하게 된 또 다른 천재 동창생 사이의 심리전을 그린 추리소설이다. 결국 범인되신 희생하는 한 사람이 있기에 '용의자 X의 헌신'이라고 한 줄 알았다. 그냥 그런 지루한 사랑이야기?

하지만, 책을 끝까지 읽으면서 이야기는 반전되었고, 나는 솔직히 울 수 밖에 없었다. 사랑의 숭고함, 뭐 그런 것이 아니라 용의자 X에 대한 연민과 그 헌신이라는 말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기 때문이다. 저지르지 않은 죄를 대신해서 받는다는 것과는 너무도 다른, 인간이기를 버리면서까지 지키고 싶은 마음.

복잡하다. 사랑, 살인. 하나는 무엇이든지 용서할 수 있는 말이고, 다른 하나는 그 무엇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말이다. 그 두 말이 이 소설에는 공존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렇게 읽고난 심정이 갑갑하고 복잡한 것이다.

나는 이 밤 용의자 X의 사랑을 비난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다. 그래서 애매한 연민만 가진채 눈물지을 뿐이다.



왜 그에게 외로움을 알게 하였는가, 혼자인 사람은 외로움을 몰랐을 것인데....


Posted by seha
2007. 3. 21. 09:07


밀리언 달러 티켓 - 비행기에서 만난 백만장자 이야기
리차드 파크 코독(지은이), 김명철(옮긴이), 공병호(해제) | 마젤란 |
ISBN 89-91059-16-3 03320 | 2006. 11. 24.



실제 나의 취향과는 아주 먼 자기계발서적이다. 소설류나 수필류와 같은 문학 작품만을 [책]으로 취급하는 내게 처음에 이런 류의 책은 정말 너무도 내게 낯설고 읽기 힘든 종류였다. 뭐랄까 순수하지 않은 불순한 의도로 책을 접해야한다는 그런 느낌이라고나 할까.

전반적인 틀은 우연히 샐러리맨이 자수성가한 백만장자의 배려로 비행기 옆자리에 앉아서 성공하기 위한 여덟가지 교훈을 듣는다는 구성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는 '백만장자가 되는 법'이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오히려 그 내용이 나올 때마다 거부감이 들곤 했다. 백만장자는 돈을 위해 일을 하지 않는다며 열정을 강조하곤 있지만 결국 받아들이는 이는 백만장자가 되어서 이 멋진 좌석(1A)에 앉겠다는 말로 끝을 내니 성공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 아닌가 싶다.

소설로써의 구성이 엉성하다는 생각은 어쩔 수 없지만, 이것은 일반 소설이 아닌 자기계발서라는 다른 분야기 때문에 굳이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하지만 역시나 말하고 싶어 손가락이 근질근질하다.)

자 이제 나를 위한 책 정리의 페이지이다.


내게 가장 중요하게 와닿았던 것은 세번째 원칙과 여덟번째 원칙이 아닌가 싶다.
끊임없이 새로운 영역에 대하 알고자 하는 것과, 실패를 안고 가는 위험부담 리스크 예상을 가장 못하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처럼 나 역시도(이렇게 자기합리화를 하는 나를 보곤 한다.) 내가 아는 곳에 머물러서 그 이상의 것을 두려워하고 꺼려하고 있다. 내가 아는 편안한 틀 안에서 그렇게 모든 것들을 해결하려 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일을 시작하면서 실패를 염두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 그 실패의 여파가 너무 크게 와닿았고 그리고 견디지 못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위험부담에 대한 리스크를 충분히 인식한다면 분명 그 실패를 통해 더 단단해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괜찮다면  배려라던가 마시멜로 이야기도 읽기 쉬울 것 같다.


덧붙임. 공병호라는 이름이 저자에 들어갔던 것은 마지막에 독후감(?!)을 적었기 때문이다. 공병호라는 이름이 자기계발서쪽에서 잘나가는 이름이라는 것은 알지만 이런 껴넣기식 홍보는 좀 우습지 않은가 싶다. 나름 해제라는 이름으로 올라오긴 했는데, 해제(여기서 의미는 아마 책에 대한 덧붙이는 설명)라는 것이 필요할만큼 어렵게 쓰여진 책도 아니다. 이런 류의 책들이 그렇듯이 요약정리하면 A4 반장도 안될 단어 나열에 지나지 않는데, 읽는 이의 능력을 너무 과감하게 과소평가했거나 과잉친절로 인한 이런 요약본은 정말 불필요한 부분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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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eha
2007. 2. 8. 06:26


花落春仍在
꽃은 떨어져도 봄은 그대로 있다.


* 청대말 중국학자 유월이 과거에 급재할 때 썼던 오언시의 시작.
* 꽃 떨어져도 봄은 그대로 / 김태길 / 아름다운 우리 수필 / 이태동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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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책을 읽다가 시간이 흘러 내 삶이 무료해지고, 무언가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한숨 지을 때 곱씹어볼 필요가 있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Posted by seha